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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 유학준비기 ( 1단계 : 나의 관심 연구 분야에 맞는 학교 및 교수님을 찾아 나서기)

sokki 2023. 9. 1. 04:22

나는 의료정보학으로 한국에서 석사를 마쳤다. 석사과정 처음 시작할 때부터 박사를 간다면 미국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은 줄곧 하고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배우는 것도 생기고 하면서 미국으로 가야겠다는 마음은 더욱 확고해져만 갔다. 저마다 박사 유학을 생각하는 이유는 다양하게 있겠지만, 나의 경우 아무래도 academia를 주름 잡고 있는 국가를 정해야 한다면, 그 국가는 미국이기도 했고, 특히 내 분야(AI, CS)는 미국이 좋은 output을 내고 있었기 때문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본 포스팅에서는 유학의 첫걸음, 관심 연구 분야에 맞는 학교 및 교수님을 찾아나서는 것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유학을 가기로 마음을 어느 정도 먹었다면, 어느 국가로 가볼 것인지, 어떤 연구를 할 것인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가장 먼저 정의해야 할 것들부터 차근차근 정의해보자.

1. 왜 유학을 가고자 하는가?
2. 나의 관심분야와 함께 유학을 가고서 얻고자 하는 것은? 
3. 위의 동기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국가 및 교수는 누구인가?
4. 경제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가능성은?

가장 간단하게, 위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해외로 유학을 가게 되면 아무래도 위의 고민을 가장 많이 하게 된다. 이 질문들에 대해서 충분히 답이 되지 않았다면, 박사 가는 것도 다시 고려해봐야 한다. 나도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이미 비슷한 다른 포스팅과 유튜브에서 박사를 포기하고 돌아오는 한국인들이 꽤 많음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나, 나도 포함해서, 유학에 대한 동기를 다시 점검하되 그것을 지탱할 수 있는 여건으로 유학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여러분들 중에서는 돈이 너무너무 많아서 그딴 거 필요없고 그냥 재미로 유학을 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뭐, 그럴 수 있다쳐도 내 생각에는 유학 생활 중 어려움이 닥쳤을 경우 쉽게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러면 소중한 인생의 시간을 버린 것이니 어쩌면 큰 낭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아래의 질문들에 대해서 심사숙고 하며 유학을 준비한다면, 꽤나 많은 것들을 얻고가는 유학이 되지 않을 듯싶다. 그렇다면, 차례차례 살펴보도록 하자.


1. 왜 유학을 가고자 하는가?

유학을 가기 전에 꼭 생각해보자. 성공을 위해서?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서? 교수가 되고 싶어서? 무엇이든지 좋다. 중요한 건,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가볍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경우, 유학을 가는 이유는 성공하고 싶어서 였다. 나에게 성공이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실력 있는 연구자가 되는 것이었다. 꽤 단순하고도 소박한 꿈인 것 같지만, 나에게는 연구가 굉장히 재미있고, 어쩌면 삶의 이유인 것도 있어서 좋은 연구자가 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였다. 물론, 한국에서 연구를 한다고 해서 실력이 딸리는 연구자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경험들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유학이 가장 좋은 연구 경험을 할 수 있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일찍이 CS 및 인공지능 분야로 많은 교육과 연구를 하고 있는 미국이라는 국가는 둘도 없는 좋은 선택지였다. 

여러분의 경우는 어떤가? 자신에게만큼은 솔직해져보자. 그리고 그 이유를 잘 살펴보고 정말로 유학을 가도 되는 마음인지 정하고 유학을 준비해보자.


2. 나의 관심분야와 함께 유학을 가고서 얻고자 하는 것은? 

유학을 가고 싶은 이유가 조금 분명해졌다면, 이제는 내 관심분야가 어느 것인지 정해야 한다. 이 점에 있어서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만일 그냥 학위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면 그냥 내가 공부하고 싶은 department만 정하면 되겠지만, 보통 이런 식으로는 제대로 박사과정에 진학하기도 힘들다. 왜냐하면, 박사가 된다는 것은 보통은 연구자의 길을 가겠다는 것인데, 이때 관심있는 연구주제가 없다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연구에 관심이 없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의료 AI를 개발하는데 관심이 있었고 석사학위를 마칠 시점에는 자연어처리 및 머신러닝 및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로 조금 나의 관심 분야를 추렸다. 이미 관련한 분야로 1저자 논문이 있기도 했고, 추가 작성한 논문들도 그 분야로 출판할 예정이었다. 관심분야를 정한다면, 어떤 구체적인 공부들 및 연구 성과들을 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위의 질문은 1번 질문과 다른 점은 좀더 상세한 outcome을 적어보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여러분의 유학 동기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함이고, 유학이 정말로 이 이유를 충족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면, 특별히 어떤 요소들 때문에 그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박사학위를 따는 것, 그리고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겠다고 목표를 했다면, 그것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서 적어보는 것이다. 아래는 내 유학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의 checklist다. 아무래도 연구 성과에 집착하다보니 이렇게 쓴 것 같다. 조금 더 손을 봐야 하겠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목표가 될 수 있다.

유학을 가고서 얻고자 하는 것


3. 위의 동기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국가 및 교수는 누구인가?

위의 그림에서 내가 캡처하지는 않았지만 나의 경우 자연어처리(NLP)가 굉장히 궁금하고 연구하고 싶은 분야였다. 그래서 해당 분야로 국가 및 교수를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먼저 여러분들은 왜 계속 국가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 할 수 있는데, 국가에 따라서 경제적 상황이나 어떤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F1 비자를 발급 받아서 유학 생활을 할 수 있는데 학교에서 일을 하는 것이 주당 20시간으로 제한이 걸려 있고, 다른 이외의 직업을 가질 수 없다. (Academic year에 해당하는 얘기). 그러나 영국의 경우, 학생이 추가적으로 part-time 일을 구해서 일을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어느 쪽이 더 여유롭겠나? 독일 같은 나라에서 유학을 하게 되는 경우 학비는 전액 면제라고 한다. 거기다 학생의 경우 도시 교통 수단 전액 무료며 여러 혜택이 많다고 하니, 학생들의 경우 집을 구하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어느 국가에서 유학 하는지가 유학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이 외에도 커리어에도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일단 여러모로 국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영국의 경우 박사과정이 대부분 3-4년에 끝난다. 미국의 경우 5년이 기본이고 더 길어지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유학 국가와 더불어 생각해볼 것은 교수님이다. 자, 이 부분이 대단히 중요하니 꼭 참고하도록 하자. 어느 학교 교수님 밑에서 어떤 연구를 했는지는 박사들에게 있어서 평생을 따라다니는 꼬리표와 같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박사란 결국 어느 교수 밑에서 일종의 도제학습을 받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짧으면 3년 길면 6-7년까지 박사 공부를 해야 한다. 한 사람 밑에서 오랫동안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교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를 수 밖에 없고, 지도교수(supervisor) 없이는 박사 유학생활을 생각하기 어렵다. 이미 많은 다른 유학생 포스팅과 유튜브에서 지도교수와의 갈등에 대해서 꾸준히 다루고 있는 것이 이런 현실을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 점을 꼭 유의하길 바란다.

교수를 찾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나의 경우 일단 가고 싶은 학교를 정하고, 해당 학교에서 내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로 연구를 하는 교수를 찾았다. 교수를 찾는 이 과정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계속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확인해봐야 할 사항으로 교수가 여전히 그 분야로 연구를 하고 있는지, 연구 성과들이 좋은 평가를 받아 지명도 높은 저널(journal) 및 conference에 발표되고 있는지이다. 이런 것들을 대략적으로라도 꼭 살펴보고 표로 정리를 해놓도록 하자. 아래의 그림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대학원 정리

이렇게 업로드하면서 보니 조금 부끄럽게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측면들도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다.

여튼,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리를 하되, 꽤 오랜 시간동안 정보들을 수집해서 교수님들을 찾아놓기 바란다. 어떤 분야의 경우 교수님보다 그냥 일단 학과를 들어갔다가 교수님을 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특별히 CS의 경우에는 교수님 컨택이 중요한 것 같고 많은 공대가 그런 상황이니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4. 경제적으로 뒷받침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 3단계까지 했다면 거의 이번 포스팅에서의 큰 목표는 다 이루었다고 보면 된다. 이제, 조금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해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분이다. 유학생활이라는게 조금 슬픈 점이 있다면 꽤 오랜 시간동안 경제적으로 빠듯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유학생 대학원생들이 이 점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생활하기도 하는 것이다. 

사실 유학을 가겠다고 하면 지출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을 모두 생각해봐야 한다. 지출이 발생할 부분을 두루뭉술하게 쓰면 아래와 같다.

  • 학비
  • housing 비용
  • 식비
  • 생활비
  • 기타 지출

이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 하는게 학비와 housing 비용이다. 학비를 자비로 충당해야 하는 경우 웬만한 부자가 아니고서야 꽤나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housing도 마찬가지다. 가게 되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다소 발생하겠지만, 그래도 보통은 혼자 1000달러 언저리라고 보면 된다. 물론 쉐어하우스를 구해서 룸메이트들과 같이 산다면 비용을 조금 줄여서 600달러 수준으로 내릴 수도 있긴한데, 때에 따라 다른 것 같으니 그냥 내가 보는 일반적인 경우에 한해 얘기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렇게 놓고보면, 이미 한해에 나가는 비용은 학비를 포함해 50000달러 가량 되는데, 사실 이외에도 들어갈 비용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경제적인 여유가 필요하겠는가? 각자의 주머니 사정은 정말 각자만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러니 대부분 박사과정 유학생들은 funding이라는 것을 받는다. 즉, 지원을 받아서 박사과정을 보낸다는 얘기다. 이미 한국에서도 거의 모든 박사생들이 이 funding 비슷한 것을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280만원 정도 달에 받으면서 공부를 하는게 박사생들이다. 미국도 박사과정생들에게 여러 계약을 체결을 한 상태에서 funding을 해주며 공부를 시켜준다. 나의 경우 Research Assistant 자리를 제안(offer) 받았고 학비 전액 면제 및 biweekly stipend를 받으면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최대 지출은 housing 및 식비에서 발생하고 나머지 생활 및 기타 지출도 생기는데 학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데, 그 이유도 사실 여러모로 간단하다. 미국이 펀딩(funding)을 잘 주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 박사과정에 합격하는 학생들 중에서 월급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self-paid 박사과정을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모아놓은 돈이 꽤 많아야 할 것이다. 나는 모아놓은 돈이 별로 없었다. 그랬기에, 영국이나 독일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stipend를 주는 미국으로 가야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만일 돈이 별로 없는가? 그렇다면 미국으로 가보는 것을 나는 추천한다. 하지만 각자의 사정이나 철학이 다를 수 있으니 이 부분은 개인이 각자 판단할 부분인 것 같다.


긴 포스팅 글을 올리면서 내 유학 준비과정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1년 정도 유학을 고민하고 준비했다. 준비기간이 더 길었다면 좀더 철저히 그리고 더 잘 준비할 수 있었을까?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렇게 유학을 온 이상, 나는 나름 내가 원했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여러분들도 유학을 가고 싶다면 꼭 그 꿈을 이루는 삶을 살길 바란다.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마치도록 한다.